출판년도 |
2011 |
발행호수 |
제11집 제2호 |
저자 |
소성규, 손경식 |
자료명 |
북한이탈주민의 가족관계등록과중혼문제해소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향 |
개요 |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상 “북한이탈주민”이란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에 주소, 직계가족, 배우자, 직장 등을 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북한을 벗어난 후 외국 국적을 취득하지 아니한 사람을 말한다. 북한을 이탈하여 우리나라에 입국한 이탈주민은 1990년대 이전까지는 그리 많지 않았으나, 1990년대 말 북한의 경제난 등을 거치면서 그 숫자가 크게 증가하여 한국에 입국한 이탈주민의 수가 2만 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크게 증가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사회에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통일의 주역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입국하여 생활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의 상당수는 여러 분야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북한이탈주민들의 숫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가족단위의 입국이나 기혼자중 배우자를 북에 두고 입국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가족관련 사항들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북한이탈주민들이 한국사회에서 겪고 있는 가족법분야와 관련된 법률문제 중 기혼자의 재혼에 관한 법규의 문제점 등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문헌적 고찰과 함께 실증적 고찰방법으로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실제 북한이탈주민에게 필요하고 현실적인 개선방안은 무엇인지를 검토해 보았다. 인식조사는 경기도 북한이탈주민 돌봄 상담 센터의 도움을 받아 2011년 2월 말 현재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4,891명 중에서 신분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이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인식조사에 응할 것으로 예상되는 169명을 표본으로 선정하여 면접과 전화 또는 이메일 송수신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인식조사결과 북한이탈주민들의 혼인이나 재혼 욕구는 매우 높았다. 특히 북한에서 혼인한 사람 중 약 80%가 재혼의사를 갖고 있었으나, 우리 민법 제810조의 중혼금지로 인해 합법적인 재혼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합법적인 혼인을 위해서는 북 잔존 배우자와 혼인관계 해소가 선행되어야만 한다. 북 잔존배우자와 혼인관계 해소를 위해 2007.1.26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의 2를 신설하여 재판상 이혼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북한이탈주민들은 북 잔존배우자와의 재판상 이혼제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한국에 살지도 않는 사람과 허용하고 있는 재판은 형식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중혼의 원인이 되고 있는 가족관계등록부 기록방식 개선을 원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75.3%가 북한에서의 결혼사실과 배우자 인적사항 등을 무조건 기재하지 않거나 원하는 경우만 기재하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족단위 입국자들의 신분관계 연속 등을 감안할 때 무조건 기재하지 않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으므로 기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할 경우 기록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조항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북한에 배우자를 남겨두고 입국한 사람 중 재혼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중혼문제로 더 이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한국 법에 익숙하지 못한 북한이탈주민들이 재판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중혼문제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대법원 가족관계 등록예규 제219호의 개정을 제안한다.
가족관계등록에 관한 법률 시행에 맞춰 2007년 12월 10일 제정한 대법원 가족관계 등록예규 제219호에 의하면 “보호대상자의 배우자가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에는 가족관계 등록부에 혼인사유, 배우자 성명, 출생연월일 및 배우자가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취지와 그 거주지를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바로 이 규정을 ‘당사자가 북한 잔류자와 혼인관계유지를 원하지 않는 경우는 기록하지 않을 수 있도록 예외규정 도입’을 검토해볼만 하다. 물론 장차 남북한 주민의 자유로운 왕래나 남북통일 시 새로운 중혼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에도 귀를 기우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언제 올지도 모르는 미래의 불확실한 가능성을 이유로 현재의 법률상 고충을 방치하는 것은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혼인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인식조사결과 북한이탈주민들의 혼인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음을 감안하여 재혼을 원하는 북한이탈주민의 자유로운 혼인보장을 통해 행복한 삶이 실현될 수 있도록 중혼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가족관계등록방식 개선은 어떤 형태로든 이루어져야 하겠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현재 정부에서 제정을 추진 중인 가칭 “남북 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특례법”에 북한이탈주민과 관련되는 혼인 등 가족법 분야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향후 공론화 과정에서 이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를 기대해본다.
급증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이 더 이상 이방인으로 남지 않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관련법과 제도보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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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어 |
북한이탈주민, 가족관계등록, 혼인, 이혼, 중혼, 재혼, 인식조사. 법제도 개선방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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