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의 딜레마와 정책의 표류
- 정책변화와 사용후핵연료 관련 용어 및 개념 변화의 상관관계 -
The dilemma of spent fuel management policies and policy drift
- Relationship between policy changes and changes in terms and
concepts of spent nuclear fuel -
1)이 원 희(Won-Hui LEE)*
1986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은 30여년이 지난 지금까
지도 중간저장시설 또는 영구처분시설을 확보하지 못하였고, 사용후핵연료의 재
처리와 폐기에 대한 결정조차 내리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이러는 동안, 각 원
자력발전소에는 사용후핵연료가 늘어나고 있고 임시저장시설의 추가 건설이라
는 임시방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자,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처분시설 부지확보라는 근본적인 문제해결보다는 처분전저장시설, 임시
저장시설, 저장과 보관, 중간저장시설, 처분전보관시설,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과 핵연료물질저장시설, 관련시설과 관계시설과 같은 수많은 용어와 개념을 만
들어내고 다른 용어들을 사용하면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저장시설이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임시저장시설 추가건설을 정당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수많은 용어와 개념들로 인해 정부는 주민들과 시민단
체들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였고, 결국 정책결정의 장애요소로 작용하면서 어떠한
결정도 내릴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의 표류를
끝내고,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관리 정책의 수립을 위해서는 반드시 관련법령을
정비하고, 용어를 단순화시키고 명확하게 정의하여 논란의 여지를 최소화 시켜
야만 한다. 이러한 것들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현재 논의 중인 고준위방사성폐기
물 관리 기본계획에 대한 재검토와 사용후핵연료 재공론화는 이전의 실패를 반
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