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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orean Association of Law and Politics

법과정책연구

출판년도 2011 발행호수 제11집 제4호 저자 정문식
자료명 독일헌법상 예산법률주의
개요

독일헌법은 제110조에서 예산을 법률로 확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독일에서 예산법률은 입헌군주제 하에서 왕의 예산편성을 형식적으로만 확정하는 의회의 법률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예산에 대한 의회의 승인권한이 인정되고, 의회의 다수파가 집행부를 구성하게 되면서, 의회의 예산법률은 더 이상 예산안의 통과라는 단순한 형식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예산안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인하는 실질적 의미를 갖게 되었다. 이는 다른 한편 재정에 관한 최종적인 책임을 의회가 지며, 통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소위 의회유보원칙을 실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만 여전히 의회의 승인 형식에 있어서는 법률의 형식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예산법률 자체의 내용에 대해서는 이전과 달리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 예산법률은 행정부가 작성한 예산안과 예산법률 두 부분으로 구분되며, 이 때 예산안도 예산법률의 일부로서 법률적 효과를 가지게 된다. 다만 이 때 예산안의 효과는 일반적인 법률의 효과와는 다르다. 먼저 예산법률은 행정부에 대해서 예산을 지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다. 행정부는 국가사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지만,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의무가 부과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행정부는 이러한 예산법률 없이 예산을 집행할 수 없으되, 분배된 모든 예산을 다 집행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다. 둘째로 예산법률을 통해 행정부에 부여된 권한 때문에, 예산법률만 가지고 국민 개인은 특정한 급부를 지급하도록 국가에게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예산법률은 정부 내 조직들 간에 예산배분에 관한 내용을 담고 그에 관한 법적인 효력을 발생시키는 조직적 성격의 법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산법률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 의무 등에 영향력을 미치는 외부적 효과를 가지지 않는다. 다른 한편 예산법률은 일반적ㆍ추상적 성격의 일반 법률과 달리 개별적인 내용들을 규율함으로써 형식적 법률의 성격을 가진다.

라반트식의 형식적인 성격의 법률은 아니지만, 여전히 내용적으로 예산법률은 일정한 국가의 예정수입과 예상지출에 관한 계산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독일에서는 예산법률이라는 형식보다 그 예산법률이 내포하고 있는 예산에 관한 원칙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또한 경제의 발전에 따라 국가예산의 의미도 변하면서, 이와 함께 예산법률이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면서 예산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개정에 관한 논의에 있어서도, 특히 예산과 관련하여서는 더 이상 예산법률의 형식에 초점을 두기보다, 실제로 예산을 통해서 예산의 원칙과 예산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고, 이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헌법적ㆍ법률적 개선에 더욱 초점을 두어야 한다. 독일의 예산법률 형식을 원한다면, 간단한 헌법조문의 개정으로 충분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예산원칙과 예산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주제어 재정헌법, 예산헌법, 국가예산, 예산법률, 예산안, 예산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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