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Ⅰ. 머리말
Ⅱ.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론의 변천
Ⅲ.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의 법적 성질
Ⅳ.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의 재검토
Ⅴ. 불법행위특칙설의 재평가
Ⅵ. 맺음말
[국문요지]
한국 상법 제401조 제1항은 “이사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그 임무를 게을리한 때에는 그 이사는 제3자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상법 제401조 제1항은 1950년 개정 일본 상법 제266조의3 제1항을계수한 것이다. 애초 일본에서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은 불법행위책임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1905년 러일전쟁 종전 이후 일본에서 주식회사가 난립하고 이사의 방만 경영으로 인하여 파산하는 회사가 급증하였으며 이에 따른 폐해가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초래하였는데, 이에 대처하기 위한 응급적 대안으로서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 규정을 이사의 책임을 강화하여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 인식하면서 법정책임설이 다수설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법정책임설은 법리적으로 결함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법체계와의 정합성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 규정을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에 관한 ‘일반 규정’으로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사는 그 지위의 중요성으로 인하여 행위에 부합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사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사의 책임을 강화한다고 해서 반드시 제3자가 더 보호되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최근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보면 기업을 둘러싼 화두는 이사가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경영을 추구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상법제401조 제1항은이사의 제3자에 대한 불법행위에 관한 규정으로경과실을 책임의 요건에서 제외하는데그취지가있다고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법정책임설이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에 관한 해석론으로 확립될 당시, 적용대상과 요건 등 관련 법리가 채 정립되지 않았던 법인격부인 법리, 채권자대위권 제도 등은 이후 이론적 발전과 함께 다양한 적용례를 축적하면서 민사법의 기본적 법리로 자리매김하였기 때문에, 법리적 결함과 다른 법체계와의 정합성을 갖추지 못한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에 관한 상법 제401조 제1항은 더 이상 존재의의를 가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이 규정의 존치를 전제로 한다면, 해석론으로 불법행위특칙설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사책임 경감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 판례변경의 어려움 등을 고려한다면 이 규정을 폐지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