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3-11-06 조회 : 4,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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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486년 뒤엔 사라진다? |
법 정책을 둘러싼 한 일 공동포럼 열려... 한일경제와 법제도 비교 토론 |
13.10.27 10:51 | 최종 업데이트 13.10.27 10:51 | 박현국(aoyama61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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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키타 시게루(脇田 滋) 류코쿠대학 법학부 교수의 발표에 앞서 원광대학교 법학대학원 이희성 교수의 사회 발언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 박현국 |
관련사진보기 | 26일 오전 일본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후카쿠사 캠퍼스에서는 법과 정책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공동 포럼이 있었습니다. 이번 학술행사는 류코쿠대학 법학부와 한국 법정책학회(회장 강동욱 동국대학교 교수)가 공동으로 기획하여 열리게 됐습니다. 법과 정책과 관련하여 한국, 일본 그리고 중국의 현실을 파악하고 상호 보완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습니다.
먼저 기조발표에서 야노 마사히로(矢野 昌浩) 류코쿠대학 법학부 교수는 "어떤 사회나 국가든지 많은 현실적인 문제가 있지만 사회, 경제, 자연의 균형을 유지시키면서 바람직한 지속가능성을 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진지한 논의와 토론을 이어가자"고 서두를 장식했습니다.
첫 번째 발표에서 와키타 시게루(脇田 滋) 류코쿠대학 법학부 교수는 노동법 연구가로서 '일본에 있어 노동 규제 개혁의 동향'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습니다. 1970년 고도 성장기의 일본은 안정고용과 종신고용이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일본 경제를 끌어왔습니다. 그러나 오일쇼크 이후 경기 불안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가 증가하고, 고용사정이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 버블기를 지나면서 일본의 취업난은 더욱 악화되어 젊은층의 취직난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또 가혹 노동이나 노동착취, 혹사 등 '블랙 기업'이 증가하고, 기업 역시 신자유주의 확산으로 사원이나 종업원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리먼 쇼크'로 대표되는 미국 발 경제 위기로 일본 경기 역시 악화일로로 치닫게 됩니다. 결국 자민당 정권이 붕괴하고, 2009 년 민주당이 선거를 통해 당선됩니다. 민주당은 고용개선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이후 기간제 고용제도를 도입하는 등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3월 후쿠시마 지진과 도쿄전력 원자력 발전소 사고 등을 이유로 2012년 12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에게 지고 맙니다.
이후 자민당은 '아베 노믹스'라는 개념을 강조하면서 노동개혁과 경제 재건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베 노믹스의 노동정책은 기업 경영자 중심의 경제 정책으로 크게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특히 노동 이동의 실효성을 보장한다고 하면서 중·고년 노동자층의 구조조정을 가속하고 있으며 '한정 정사원'이라는 제도를 확대하면서 노동자의 해고를 더욱 쉽게 하고 있습니다.
원래 한정 정사원 제도는 노동자가 자신의 거주지에서 가까운 일자리를 찾아서 일하는 제도로 유럽에서 시작된 제도입니다. 일본에서는 노동자가 정해진 곳에서 일을 하다가 정해진 곳의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옮겨지게 될 경우 자동적으로 일자리를 잃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아베 노믹스의 노동정책은 노동 행정 즉, 인력의 배치와 사용을 민간 기업에 맡겨 정부의 개입을 축소하고자 합니다. 이것 역시 노동계의 입장에서 보면 노동과 인력을 신자유시장 경제 원칙에 맡기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하겠습니다.
최근 일본은 버블 경제 붕괴 이후 긴 불황의 늪을 헤매고 있습니다. 실업이나 반실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실업은 노동자가 일을 해도 임금이 기본 생계비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뜻합니다. 최근 일본 국세청의 조사에 의하면 최저생계비(생활보호기준) 이하의 1년 수입이 200만 엔 이하의 급여 임금 노동자가 1000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 젊은층의 실업이나 반실업의 증가는 개인의 생활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거나 일자리를 얻어도 임금이 생계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결혼을 못하거나 결혼을 해도 아이 출산을 포기하거나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2012년 한 해 동안 일본 인구는 26만 명이 줄어들었습니다. 해마다 이런 정도로 일본 인구가 줄어든다면 486년 뒤에는 일본 사람은 지구 위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이후 학회 회원들이 준비해온 발표 자료를 발표하고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노동정책 비교 분석(윤성국, 오사카 지방자치연구센터 연구원), 실업, 반실업의 상태화와 생활보호법의 관계(다나카 아키히코<田中 明彦>, 류코쿠대학 사회학부 교수), 한국 사회구조의 변화와 사회보장법 정책의 개편(이호용, 한양대학교 교수), 중국 환경 정책 집행에 있어 법제도, 인사제도, 재원 보장 제도의 비교분석(김홍실, 류코쿠대학 정책학부 교수), 포스트 포디즘과 상법 개정 논의(안택식,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한일 연구자들은 각자 연구발표와 발표 뒤 이어진 열띤 토론을 통해서 상호 이해와 학문 교류의 뜻을 더욱 깊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술포럼 종합토론에서 일본 참석자들은 최근 30년 동안 일본 노동계는 노동자의 임금이나 생존권을 위한 투쟁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실업과 반실업의 처참한 노동조건에 내몰리고 말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1997년 IMF 사태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과 실업의 증가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2006년 비정규직 보호법이 만들어졌으며, 최근 한국 민주노총의 노조 투쟁 모습은 너무 부럽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현대자동자의 사내 하청 문제에 대해서 대법원의 전원 복직이라는 판결을 보고 한국 노동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일본 참석자들은 자리를 옮겨 먹거리를 먹으면서 학술 발표 때 말하지 못한 것을 자유스럽게 이야기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학술 대회는 류코쿠대학 법학부와 법학부 와키타 시게루 교수를 비롯한 여러 교수님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조에 의해서 이루어졌습니다. 다시 이런 학술 교류가 내년에는 한국에서 이루어지기로 약속하고 학술 포럼을 마쳤습니다.
덧붙이는 글 | 참고자료> 제36회 한국법정책학회 학술대회, 일본 류코쿠대학 사회과학연구소, 법학부 공동 워크숍, 법 정책을 둘런싼 한일 공동 학술대회, 2013.10.26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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